[분석] 일본 편의점 음식은 왜 이렇게 맛있는 걸까?

 

빅블루닷

저는 생애 두 번째 알바를 편의점에서 했어요.

당시에는 지금처럼 골목골목 편의점이 있던 시대가 아니라서 신촌 연대 앞 대로변에 있는 전국에서 손꼽을 만큼 바쁜 매장이었고, 게다가 본사 직영이었거든요.

휴학하고 1년여를 일했는데, 그러다 보니 본사의 운영 구조, 점포관리방식, 또 물류가 어디서 어떻게 움직이는지까지 자연스럽게 배우게 됐어요. 아, 편의점이라는 게 진짜 잘 짜인 시스템이구나 싶었죠.

또 운 좋게도 본사 직원분들이 잘 봐주셔서 여의도 63빌딩점이나 삼성역 등 요충지에 새로 오픈하는 점포의 점주님들에게 갓 스무살이었던 제가 직접 가서 실무 교육을 하고 몇 주 내지는 한 달간 파견근무 하기도 했어요. 뭔가… 편의점 알바의 ‘표준 모델’이 된 기분이었달까.

아무튼 그래서 일본에 처음 여행 갔을 때에도, 가보고 싶었던 곳은 편의점들이었어요. Family Mart, 로손, 미니스탑, 그리고 세븐일레븐까지... 한국에 있을때 보고배운 모든 시스템들 똑같이 여전히 체계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더라고요.

일본에서 몇몇 편의점 둘러보고 처음 든 생각은 이거였어요.
"일본인들의 일상에서 편의점이라는 곳은 꽤나 중요한 장소구나."
이건 뭐 도시락 하나도 백화점 델리 코너급이고,
디저트는 프랜차이즈 카페처럼 맛있고,
이 뒤에는 꽤 처절한 ‘생존의 역사’가 있었다네요.

1978년, 세븐일레븐이 일본에서 처음 삼각김밥을 내놨을 때,
그게 처음으로 ‘편의점에서 밥 먹는다’라는 개념을 만든 거고,
그게 지금처럼 메뉴를 확장시키고
편의점 자체를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는 출발점이 된 거예요.

1990년대 버블이 꺼지고 나서
일본은 소득이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어요.
외식비는 올라서 사치가 됐고,
사람들은 점점 더 편의점에서 한 끼를 해결하게 됐어요.

처음엔 간단한 도시락이었겠지만,
편의점끼리도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
기업들이 메뉴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요.

맛은 기본이고,
보기 좋고,
먹기 편하고,
대량 생산인데도
퀄리티가 전문점급.
이거 진짜 R&D 덩어리예요.

그 중에서도 저는 일본 사람들이
유난히 빵과 디저트를 진짜 좋아한다는 게
편의점 품질을 여기까지 끌어올렸다고 생각해요.

또 한 가지,
‘이렇게 많이 생겨도 되나?’ 싶을 정도로
편의점들이 많잖아요.
근데 이건 그냥 무작정 많이 낸 게 아니에요.
Hub and Spoke 모델,

그러니까 물류의 중심을 두고
주요거점 한 지역에 편의점을 잔뜩 몰아서
물류는 효율성을 높이고,
소비자는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이었어요.

밤이라 그런가 글이 길어졌는데...

🔵 저는 편의점 운영 방식을 통해 이런 걸 배웠어요.

1. 불경기에는 가성비 있는 상품으로 소비자를 모은다.
일본 편의점은 장기 불황 속에서 버티기 위한 선택이 혁신의 계기가 되었어요.
소비가 줄어들수록, 오히려 상품과 서비스를 가성비있게 더 잘 만들어야 살아남는다는 걸 보여줬어요.

2. 대량 생산도 감동을 줄 수 있다.
“대충 만들어도 사가겠지”가 아니라,
대량생산 제품이라도 전문점 퀄리티로 끌어올린 점
한 번 사고마는 제품이 아닌 다시 사고 싶은 제품을 제공하자

3. 지점간 거리를 좁혀 물류 효율과 소비자 접근성을 높인다.
‘항상 근처에 있다’는 심리적 체감을 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어요.
세계적으로는 맥도널드가,
그리고 캐나다에는 🇨🇦 Shoppers Drug Mart나
팀홀튼이 어딜가나 있잖아요.

👉 이거 하나만 실천하세요.

단 한개의 메뉴라도 ‘전문점 수준’으로 고도화 해보세요.

가장 판매 비중이 높거나 대표 메뉴 한 가지를 골라, 비주얼, 포장, 가격까지 다른 곳에서 절대 찾아 볼 수 없는, 우리 가게만 ‘전문’으로 하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세요.
이 특별한 한 메뉴가 입소문을 만들고, 전체 매장 퀄리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합니다.

*이 글은 유튜브 [김바비의 바비위키] 채널의 <그리고 일본으로 보는 미래의 한국 편의점 모습 (일본 편의점 편)>을 본 후 끄적임이예요.